[여의도풍향계] 씁쓸한 최초·최초·최초…추석 앞둔 여의도 자화상

[여의도풍향계] 씁쓸한 최초·최초·최초…추석 앞둔 여의도 자화상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연휴를 앞둔 여의도, 혼돈의 연속입니다.<br /><br />극한 대치로 빚어진 '씁쓸'한 소식들만 쏟아지고 있고, 앞으로의 전망도 그리 밝진 않습니다.<br /><br />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, 방현덕 기자입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지난주 국회에선 '헌정사 최초'의 기록들이 잇따라 나왔습니다.<br /><br />제1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것도,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것도 처음입니다.<br /><br />검사가 탄핵심판에 넘겨진 것도 모두 초유의 일입니다.<br /><br />국무총리 해임건의안, 75년 헌정사에서 총 8번이 발의됐고, 한덕수 총리가 9번째입니다.<br /><br /> "광범위한 무능과 폭망 사태의 중심에 총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. 무책임한 내각 운영으로 민생과 민주주의, 한반도 평화의 위기를 불러왔습니다."<br /><br /> "이재명 대표를 구하기 위한 정치공세로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가결시킨다면 우리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입니다."<br /><br />총리 해임건의안이 표결까지 가서 가결이 된 건 처음입니다.<br /><br />하지만 강제성은 없어, 윤석열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 보입니다.<br /><br />검사에 대한 탄핵안 가결도 첫 사례입니다.<br /><br />과거에도 BBK 수사 검사 등에 대해 발의됐지만 통과된 적이 없습니다.<br /><br />이 헌정사 첫 사례들, 모두 168석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의 반발을 누르고 통과시킨 안건입니다.<br /><br />정치력의 부재와 여야의 양보 없는 대립 속 빚어진 장면들입니다.<br /><br />제1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.<br /><br />이건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.<br /><br />이 대표의 친정인 민주당 의원 일부가 이탈해 찬성표를 던지며 근소한 차로 통과됐습니다.<br /><br />민주당은 정치 검찰의 야당 탄압이라 주장해 왔지요.<br /><br />하지만 민주당 당내 갈등이 이번 사안의 진짜 본질 아니냐는 말 역시 나오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친명계 의원들,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.<br /><br /> "국힘을 빌어서 대표를 제거하겠다는 이런 차도살인의 본질을 띠고 있다…이건 해당 행위를 넘어서 정치적으로 이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그런 일을 한 겁니다."<br /><br />강성 당원들은 가결표 던진 의원 색출에 나섰고, 사퇴한 원내지도부에 불출마도 압박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비명계 의원들도 가만 있진 않는 상탭니다.<br /><br /> "이재명 대표뿐만 아니고 이재명 대표와 함께했던 지금 현재의 최고위원들이 아주 직접적 책임들이 있는 거거든요…박광온 (원내)대표 사퇴 요구를 하라고 했으면 총사퇴가 되는 게 맞는 거죠."<br /><br />이런 공개 분열에 '내전', '심리적 분당'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이재명 대표, 이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아야 하고, 그 결과가 정치적 명운에 또 한 번 큰 영향을 미칠텐데요.<br /><br />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가봐야 알겠지만, 민주당의 쩍 갈라진 상처가 빠르게 봉합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.<br /><br />민주당은 곧 새로운 원내지도부를 꾸릴 예정인데요.<br /><br />지금 같은 상황에선 강성 인사로 구성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.<br /><br />일각에선 이 혼돈의 에너지가 축적돼 어디론가를 향해 폭발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옵니다.<br /><br />특히 앞으로 예정된 정국 쟁점들은 '화약고'에 가깝습니다.<br /><br />인사청문회를 끝내고 본회의 처리를 남겨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표결.<br /><br />정국 경색 속에서 '부적격'이라 판단하는 민주당의 부정적 기류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, 실제 부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.<br /><br /> "대통령하고 그런 가까운 인간관계 때문에 이렇게 임명된 대법원장에 대해서, 영향을 안 끼치겠느냐…"<br /><br /> "저는 철저하게 사법권 독립을 수호하는 데 저의 마지막 인생을 걸겠습니다."<br /><br />정말 부결되면, 무려 35년 만의 사례입니다.<br /><br />김명수 대법원장 퇴임과 맞물려 대법원장 장기 공석 상태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야권이 주도하는 노란봉투법, 그리고 '방송 3법'의 본회의 상정도 예고됐습니다.<br /><br />국민의힘은 절대 수용 불가라며 필리버스터를 예고했는데, 그럼에도 다수 의석 야당이 어떻게든 통과시킬 수 있는 상황입니다.<br /><br />물론 통과가 돼도 윤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높습니다.<br /><br />오는 수요일 신원식 국방부장관 후보자, 연휴 직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도 격돌이 예상됩니다.<br /><br />야당이 파상 공세를 펴고 있는데, 임명 강행도 불사할 거 같습니다.<br /><br />여기에 총선 전 마지막 국정감사, 수도권 민심 바로미터이자 총선 전초전이라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까지.<br /><br />'사생결단'의 싸움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야당의 내홍에 여야의 극한 대치가 앞으로 계속되며 우리 국회의 갈등 수위는 어쩌면 조만간 최고조에 달할지도 모릅니다.<br /><br />안 그래도 팍팍한 추석 밥상에 정치권이 올해도 별로 좋은 소식을 올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.<br /><br />그래도 즐거운 한가위 보내십시오.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.<br /><br />PD 김선호<br />AD 이영은<br />송고 방현덕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